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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약자 접근성, ‘설치 위주 정책 벗어나야’

서울연구원, 대중교통시설 교통약자 접근성 평가지표 개발

이동편의시설 기준적합 설치율 증가…이용만족도는 그대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1-08 09:18:24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등 장애인단체가 지난 2014년 10월 21일 보문역에서 개최한 기자회견 전경. ⓒ에이블뉴스DB
에이블포토로 보기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등 장애인단체가 지난 2014년 10월 21일 보문역에서 개최한 기자회견 전경. ⓒ에이블뉴스DB
서울시의 교통약자의 접근성이 효과적으로 개선되기 위해서는 편의시설 설치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교통약자법에 근거한 서울시 교통약자 정책은 교통수단, 여객시설, 도로 및 보행환경 등을 구분해 이동편의시설 설치에 중심을 두고 있지만 이런 정책은 어떤 이동시설을 증설해야 하는지 신속하게 결정하고 집행하기에는 용이해도 교통약자의 생활 시설과 실제 이동 동선을 연결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진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서울시 대중교통시설 교통약자 접근성 평가지표 개발 : 도시철도와 역사 중심으로’ 보고서를 내놨다.

서울시 교통약자 약 257만 명, ‘전체인구의 26%’…해마다 늘어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서울시의 총인구는 1,004만 9,607명이며 이 중 장애인과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어린이 등 이동과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 교통약자의 수는 257만 2,197명으로 서울시 전체인구의 26%를 차지하며 고령자를 중심으로 한 교통약자의 수는 연평균 2.4%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는 2008년부터 1차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을 통해 18개 사업에 대해 약 5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교통약자 이동편의시설 기준적합 설치율 92.3%를 목표로 3차 교통약자 이동 편의 증진계획(2018~2022)을 실행 중이다.

서울시 1·2차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의 성과를 비교해보면 이동편의시설 기준적합 설치율은 1차 시기 75.0%에서 2차 시기 80.9%로 5.9% 증가했지만 교통약자 이용만족도는 1·2차 시기 6.1점으로 변화가 없었다.

이는 서울시가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 향상을 위해 노력은 하고 있으나 교통약자 당사자들은 성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교통약자 정책의 성과를 체계적으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이동편의시설 설치의 정도를 확인하는 데서 벗어나 교통약자의 접근성 수준을 체계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중심성 높은 대중교통시설, 이동 동선 연결성 등 고려한 평가지표 개발

보고서는 교통약자 접근성 평가대상의 유형과 범위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기 위해 도시교통연결망의 중심성이 높은 대중교통시설을 우선 평가대상으로 할 것, 교통약자의 생활 이동 동선의 연결성, 편의시설을 갖춘 교통시설부터 교통약자의 접근성을 단계적으로 점검할 것 등을 고려했다.

이에 서울시 교통약자 접근성 평가의 중장기 계획에 따라 1차 대상시설인 도시철도와 역사(반경 500m 포함)를 중심으로 교통약자 접근성 평가지표를 개발했다.

평가지표 개발을 위해 교통약자 주요 이해관계자 50명을 면접해 1,283개의 1차 아이디어 진술문을 생성했다. 1차 아이디어 진술문에 국내외 교통약자 접근성 관련 선행연구와 인증지표의 내용을 통합한 2차 아이디어 진술문 2,518개 중 진술문에서 주제에 맞지 않는 것은 삭제하고 중복되는 것을 통합해 65개의 최종 진술문을 확보했다.

연구결과 서울시 도시철도와 역사(반경 500m 포함)의 접근성 평가지표는 ▲외부 이동 연계성 ▲역사 이동 편의성 ▲화장실·수유실 등의 이용성 ▲내부 서비스시설 유용성 ▲안내정보의 효용성 ▲이동지원 적합성 ▲이동 안전성 등 7개 평가영역에서 총 26개를 도출했다.

서울시 교통약자 접근성(도시철도와 역사) 평가지표.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에이블포토로 보기 서울시 교통약자 접근성(도시철도와 역사) 평가지표.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한계점 있는 국내 교통약자 접근성 정책과 제도

국내 교통약자 접근성 정책과 제도는 장애인차별금지법(2008)과 장애인권리협약(2009), 편의증진법(1997)과 교통약자법(2005),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도(2007)와 유니버설 디자인 조례 등으로 구분된다.

편의증진법은 편의시설 설치의 기본원칙, 접근권,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의무, 대상시설 등 내용으로 구성돼 기존의 ‘장애인복지법’과 달리 접근권을 보장하고 벌칙이 강화됐지만 편의증진법을 통한 양적인 설치 위주의 정책은 설치율만 높이고 실제 이용은 어려운 현상을 가져왔다.

BF 인증제도의 문제점은 인증 편중 현상이 공공부문과 건축물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BF 전체 인증실적 중 민간부문의 인증은 약 20%에 불과하며 이 중에서도 공사와 공단 등 공공기관을 제외한다면 순수 민간부문의 인증은 더욱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니버설 디자인 조례는 최근 국내 여러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접근권을 보완하는 조례안으로 입법화되고 있지만 아직 유니버설 디자인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정책에 그치고 있을 뿐 국가적인 건축물 접근성 정책 계획으로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또한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한 법적인 정의가 아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 제정 및 시행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유니버설 디자인 관련 조례는 지역마다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한 개념의 해석 등을 달리하고 있다.

교통약자 유형별 특성 반영된 도시철도 접근성 평가도 필요

보고서는 “현재 서울시는 ‘유니버설 디자인 도시조성을 위한 기본계획’과 ‘지방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이 각각 세워져 계획의 일관성과 통일성이 결여되고 실행과정에서 도시공간과 교통이 이원화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접근성 개념을 바탕으로 교통약자 관련 조례, 유니버설 디자인 가이드라인, 이동편의 증진계획 등을 통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교통약자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중점개선구역을 선정해 단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며, “중점개선구역의 선정을 위해서는 교통약자의 지역사회분포, 이용행태를 바탕으로 주요 이용시설들의 접근성 수준을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공공교통의 중심축인 도시철도 역사를 대상으로 교통약자 접근성 개선구역을 설정해 교통 네트워크의 연결성을 단계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서울시 도시철도와 역사에 대한 전수조사를 단계적으로 시행함으로써 접근성 수준을 진단, 향상방안을 제시하고 교통약자 유형별 평가지표가 적용된 매뉴얼을 개발해 실행함으로써 유형별 접근성 수준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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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 기자 (bmin@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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