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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성 해직교수, 대법원 판결 받던 날

부당 해고 행정소송 1, 2, 3심서 모두 승소

복직할 수 있는 길 열려…학교측 반응 주목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9-11-04 16:43:56
대법원에서 마지막 기도를 하다

10월 29일 오후 2시 서울 대법원 2호 법정. 맨 앞자리에 자리해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한 남성과 초조한 표정으로 그의 손을 잡고 있는 한 여성의 모습이 보인다. 한 시간 전부터 자리하고 앉아 판결을 기다리고 있었다. 청각장애를 이유로 해직을 당한 청강문화산업대 안태성교수와 그의 아내 이재순 씨의 모습이었다. 대부분의 판결이 끝나 사람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면서 부부의 마음이 더욱 초조해질 무렵, 대법관의 목소리가 법정에 울려 퍼졌다.

“사건번호 2008두12092·‥·‥원고 안태성·‥·‥상고를 기각한다.”

대법원 특별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교육인적자원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안 씨에 대한 ‘해직처분 무효확인청구 각하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낸 상고에 대해 ‘이유가 없다’며 기각했다.

안 씨와 아내는 서로의 손을 꼭 잡으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대법원에 참석한 ‘안태성 교수 원직복직을 위한 대책위원회’ 관계자들도 함께 기뻐했다. “우리가·‥해냈어요. 아무 생각도 나질 않아요. 전 그저 남편 손을 잡으며 제발 원칙대로 해달라며 기도하고 바랐을 뿐인데·‥.” 아내 이 씨는 지난 시간의 설움이 겹쳐오는지 말을 잇지 못했다. 남편을 위해 소복 퍼포먼스, 단식투쟁을 불사하며 안 씨의 귀와 입이 되어 묵묵히 함께 한 아내였기에 대법원 판결의 기쁨은 너무나도 컸다. “이 기쁜 소식을 아버지께 전해드려야 한다”며 이 씨는 급하게 전화를 걸기도 했다. 해직 이후 안 씨가 청강산업대의 해직 처분이 무효라는 것을 인정해달라며 교육인적자원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한 뒤 각하처분을 받고 지난 2007년 8월 행정소송을 하면서 시작된 싸움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장애인 차별에 맞선 2년간의 긴 싸움, 막을 내리다

안 씨는 1999년 9월 전임강사로 청강문화산업대 애니메이션학과에 들어갔다. 그리고 2001년 3월 만화창작과를 개설하는데 막중한 역할을 해 초대 학과장에 임명됐으며 같은 해 10월 조교수로 승진했다가 2002년 2월 학과장에서 물러났다. 2004년 9월부터 2년 기간의 계약제 교수로 전환, 2005년 3월에는 업적평가 점수 미달을 이유로 2년 기간의 강의전담요원으로 계약이 전환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안 씨는 2007년 2월 강의전담교원 임용계약과정에서 ‘계약기간 중에 학교행사와 학과행사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는 조건과 함께 ‘진정인은 학과 내 교수들과의 화합, 인화단결을 통해 학과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라는 조건을 문서로 제시받았고 이에 항의하다가 임용계약을 완료하지 못한 채 해직 당했다. ‘교수장애인 차별을 당하는데 다른 곳에선 오죽 하겠냐’며 안 씨를 비롯한 장애인단체들은 안 씨의 복직을 위한 투쟁을 벌였다.

안 씨는 부당한 해고에 맞서 교육인적자원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해 각하 처분을 받은 뒤 복직을 위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결과는 1, 2심을 비롯한 3심 모두 승소. 이에 앞서 2008년 10월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장애를 이유로 학교 측으로부터 부당하게 해고당했다’고 안 씨가 제기한 진정에 대해 ‘학교 측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장애를 이유로 한 고용과 관련해 불리한 대우를 했다’며 ‘청강문화산업대학장과 관련 보직교수에게 장애인 차별 관련 특별 인권교육을 받으라는 권고를 내리기도 했다.

국가인권위와 대법원까지 안씨의 손을 들어주어 청강문화산업대는 더 이상 안 씨의 복직을 미룰 명분이 없어졌다. 하지만 아직 학교 측은 대법원 판결에 대한 어떠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승리의 브이·‥그리고 학교로 갈 수 있다는 희망

청각장애를 이유로 억울하게 해직을 당하고 설움의 세월을 살아야했던 청강문화산업대 안태성교수. 안 씨는 “이젠 학교에 갈 일만 남은 것 같아 너무 기쁘다”며 “나를 지지해주는 아내와 대책위 등 모두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모두에게 너무 감사할 뿐”이라고 심정을 밝혔다.

법정을 나서는 안 씨와 그의 아내 그리고 위원회 관계자들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묻어났다. 2년 넘도록 안 씨 곁에서 ‘장애인 차별 철폐’를 외치며 함께 한 사람들이다. “이런 날엔 법정 앞에서 기념사진 한 장 남기는 거랍니다”라며 한 관계자가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안 씨는 카메라에 대고 승리의 브이를 만들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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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영 기자 (tasha@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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