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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꼭 필요했던 '일상홈'

"이제 세상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었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02-04 10:17:05
2016년 봄 낙상으로 경수 4,5번을 다쳐 사지마비라는 진단을 받은 후 32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병원에서 재활을 위해 보냈지만 여전히 나는 가족이나 간병사분의 도움 없이는 혼자서 옷을 갈아입고 신변처리를 하고 트랜스퍼 하는 일련의 기초적인 일상생활들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고 휠체어에 조금만 오래 앉아있어도 허리가 몹시 아플 정도로 몸이 다치기 이전과 다르다보니 막상 퇴원을 결정했지만 병원을 나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것 자체가 엄두가 나지 않았다.

2018년도 8기 참여자 환영식.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에이블포토로 보기 2018년도 8기 참여자 환영식.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렇게 다시 세상으로 한걸음 나아가기가 주저되는 상황에서 아내가 지난 봄부터 관심을 가져왔던

한국척수장애인협회에서 주관하는 중도 중증장애인의 일상의 삶 복귀 프로그램인 일상 홈(Yes I Can)에 참여하기로 결정하였다.

일상홈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 모습.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에이블포토로 보기 일상홈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 모습.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일상홈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는 모습.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에이블포토로 보기 일상홈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는 모습. ⓒ한국척수장애인협회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시작했던 일상 홈에서 코치님과 생활하며 그 동안 내가 혼자서는 할 수 없었다고 생각했던 일상의 일들 휠체어에서 옷 입기, 화장실에서 대소변 처리하기, 혼자 샤워하기, 청소하기, 설거지, 빨래하기, 차량 승·하차하기 등을 배워나갔다.

이외에도 장애인식개선 활동으로 천안, 평택, 파주 등지의 학교를 방문하여 휠체어럭비를 체험하기도 하고 영화관 일반 관람석에서 영화를 보기도 하고 백화점에서 쇼핑도 하고 맛집에 가서 식사도 하고 가족들과 함께 삼척까지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였다.

가족과 함께 여행 중.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에이블포토로 보기 가족과 함께 여행 중. ⓒ한국척수장애인협회
가족과 함께 여행 중.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에이블포토로 보기 가족과 함께 여행 중. ⓒ한국척수장애인협회
혼자 힘으로는 집안에서의 일상생활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그래서 가족들은 나를 혼자 두고는 잠시도 자리를 비우지 못하고 내게 묶여 있어야만 했었던 내 모습이 이제는 집안에서 혼자 생활하는 건 물론이고 외부생활도 거뜬히 해낼 수 있게 바뀌었다.

덕분에 가족들도 드디어 32개월이라는 긴 시간 만에 보이지 않는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일상 홈 프로그램을 소화하느라 보낸 4주 동안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자신들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비장애인들과 온전한 일상을 살아내는 여러분들을 만나면서 신체적 장애란 불편하기는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약점이 될 수 없고 오히려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는 정신적 장애야 말로 앞으로의 내 삶을 방해하는 장애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일상으로 돌아가서 온전한 자기 몫을 해내기를 바라는 척수장애인들은 누구나 한번 씩 일상 홈 프로그램을 거치기를 추천 드리고 싶다.

나는 이제 세상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었다.

휠체어럭비 체험 모습.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에이블포토로 보기 휠체어럭비 체험 모습.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 글은 한국척수장애인협회 ‘2018년 일상의 삶으로, Yes I Can(일상홈)’ 8기 참여자 정택섭 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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